
베리사인은 전 세계 인터넷 주소 체계를 지탱하는 숨은 거인으로 불린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com과 .net 도메인을 관리하는 기업으로, 인터넷의 기반 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다. 이 회사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세우기보다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을 통해 장기적인 신뢰를 쌓아왔다. 이번 2025년 3분기 실적에서도 그 안정성은 다시 한 번 증명되었다.
2025년 10월 발표된 3분기 실적에 따르면 베리사인의 매출은 약 4억1천9백만으로 전년 대비 7퍼센트 이상 증가했다. 주당순이익도 2.27로 상승해 수익성이 개선되었다. 매출 증가폭이 크지 않아 보이지만, 도메인 관리라는 특수한 산업 구조를 고려하면 매우 견고한 성장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이 65퍼센트를 넘어 업계 평균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는 점은 베리사인의 효율적인 운영 구조를 보여준다. 이는 변동성이 큰 기술 산업 속에서도 베리사인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이유다.
도메인 등록 수의 흐름을 보면 더 흥미롭다. 2025년 들어 신규 도메인 등록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분기 신규 등록은 약 1,040만 건으로, 전년 대비 13퍼센트 증가했다. 회사는 이에 따라 연간 도메인 기반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러한 변화는 인터넷 서비스 시장의 둔화 우려를 완화시키며, VeriSign의 매출 성장에 대한 기대를 키웠다. 등록뿐 아니라 갱신률도 높아지고 있어, 반복 매출 기반이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가장 큰 리스크는 도메인 시장 성장의 정체 가능성이다. 인터넷 사용자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신규 웹사이트 생성이 예전만큼 빠르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형 도메인 시스템이나 웹3 기술이 확산되면, 전통적인 도메인 구조를 기반으로 하는 VeriSign의 사업모델이 장기적으로 흔들릴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기술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있으나, 5년 이상의 장기 관점에서는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리사인의 가장 큰 강점은 재무적 안정성이다. 부채비율이 낮고, 현금성 자산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자사주 매입을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잉여현금흐름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배당과 환매 정책을 동시에 추진할 여력이 충분하다. 불확실한 경기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구조 덕분에, 베리사인은 방어적 투자 포트폴리오의 중심에 놓이기 적합한 기업으로 평가된다.
투자 관점에서 보면 베리사인은 고성장 기업이라기보다, 예측 가능한 이익을 안정적으로 쌓아가는 기업이다.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지속되는 한, 도메인 등록과 관리 수익은 꾸준히 발생할 것이다. 다만 주가가 이미 안정성과 독점 구조를 반영한 만큼, 밸류에이션 부담은 존재한다. 향후 투자자는 도메인 등록 성장세의 회복 여부, 기술 변화에 대한 적응력, 그리고 꾸준한 현금 창출 능력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결론적으로 베리사인은 빠른 성장 대신 안정성과 지속 가능성을 선택한 기업이다. 시장 점유율이 높은 만큼 단기간의 폭발적인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꾸준한 수익을 창출하는 구조 덕분에 장기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된다. 인터넷 인프라의 핵심 기업으로서 VeriSign은 여전히 글로벌 디지털 경제의 중심에 서 있으며, 앞으로도 그 위치를 쉽게 내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